多元的 IMAGE와 想像的 空間 -金裕俊「空間-IMAGE」의世界



이 일

지난 1984년의 첫 개인전, 그리고 1988년의 두 번째에 이어 김유준은 이번에 세 번째의 개인전을 갖는다 그 동안 첫 개인전 후 약7년간에 걸쳐서 그의 회화적 편력을 돌이켜 볼 때, 그의 작업의 첫 출발을 획하고 있는 것은 그간의 그의 연작표제가 말해주고 있듯이「空間-物質」에 대한 집중적인 관심이었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그것을 그는 닥지라는 물질을 통한 무한공간의 물질화 내지는 감각화에다 초점을 맞추어 왔었다.

그러한 김유준의 작업이 두 번째 개인전에 즈음하면서부터 커다란 변모를 보여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변모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공간-물질」에서「공간-이미지」에로의 이행이라 하겠다. 뿐만 아니라 여전히 그의 작품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공간」도 '84년 개인전 이전과 그 이후에는 실체를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84년 이후의 작품에서는 물질화된 무한공간 대신 상상적 공간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의 세 번째 개인전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바로 그 연장선상에서의 작업이다. 그리고 거기에 새로운 요소들이 가세하고 있는 것이다. 이 새로운 요소들 중에서 우선 꼽을 수 있는 것이 이미지의 다원화이다. 그리고 그 다원화도 몇 가지의 유형으로 나뉘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즉 현재적인 것과 옛것, 현실적인 것과 상상적인 것, 그리고 정형적(定型的)인 것과 비정형적(非定型的)인 것 등등이 그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다원화된 이미지의 세계가 근자에 와서는 일종의「몽타주」방식을 통해 뜻하지 않는 만남의 장(場)을 연출해 내고 있으며, 그리하여 우리로 하여금 일상적 시간과 공간 너머의 초차원 (超次元)의 세계를 체험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초차원적인 세계는 우리에게 결코 낯선 세계는 아니며, 오히려 그 어떤 향수(鄕愁)같은 것을 느끼게 하는 친숙한 세계인 것이다.

실제로 그의 화면에 등장하는 이미지는 일상적 자연인 나무, 들판, 바위, 구름, 산, 천마도나 민화적 소재 등 우리의 옛 것을 되살린 것들이다. 그리고 그것들이 각기 차지하고 있고, 또 있어야 할 자리를 김유준은 그의 상상 공간 속에 따로따로 옮겨다 놓는데 그치지 않고 그려진 대상을 자유롭게 해석하고 있기도 한 것이다.

실재(實在)의 것이든 과거의 것이든 김유준은 그 대상을 대개의 경우 단순화 내지는 문양화시키고 있으며, 그것이 그의 회화를 다분히 장식적인 것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장식화 경향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은 회화적인 표현성을 잃지 않고 있거니와, 그것은 장식적인 요소가 다원적인 이미지와 상상적 공간 속에 통합되어 있기 때문이며, 또한 화면의 적절한 몽타주식 대비(對比)에 의해서 그의 화면을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