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4th SOLO EXHIBITION



마음으로 읽는 심상풍경의 세계


이유상/미술평론가

작가 김국(김진국)의 풍경화를 글로 대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작가의 길을 걷기 위해 첫 개인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알게 되었다. 그림을 들고 부지런히 왔다 갔다 하는 모습과 개인적으로 생업을 위해 일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의 외모에서 고갱을 생각나게 하였다.

비록 김국(김진국)의 작품 스타일이 유행하는 개념미술이나 팝아트 와는 거리감이 있지만 제들마이어의 지적대로 현대미술이 신과 멀어진 '중심의 상실'이라면 인간의 고뇌 속에 잃어버린 신, 즉 인간 자신을 찾는 것이 현대미술의 시대적 과제요 정신은 아닌가 싶으며 작가는 여기에 충실하려 한다.

그런 의미에서 김국(김진국)의 풍경은 인간의 삶을 주제로 하여 다채롭게 풀어나가는데 그 화법이 익살스럽고 재미있어 친근감이 든다. 한 폭의 '바보산수'를 보는 듯 하고 한 장의 아동화를 보는 듯하여 작가의 작품을 대할 때면 긴장감과 답답함이 없어진다.

왜 그럴까? 굳이 작품의 형식에서 주어지는 고리타분한 논리로 언급한다면 낯설지 않은 풍경들과 눈에 익은 형태에서 주어지는 종합적 이미지가 그다지 난해하지 않음을 이유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 더 들여다보면 김진국의 풍경화는 너와 내가 안고 있는 일종의 심연의 세계를 그려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깊고 어두운 심연의 세계를 밝혀줄 것은 동심이고 우화적 분위기이고 밝음이다. 그래서 작가는 동화 같은 분위기, 부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배 같기도 하고 물고기 같기도 한 여러 개의 물체들이 부유하듯 하늘과 바다를 떠다니고 육지와 섬 그리고 하늘과 당은 서로 교류하고 자유롭다.

한가롭기도 한 그러나 게을러 보이지 않는 형과 색의 움직임 속에 작가가 세상을 읽어나가는 알레고리가 숨어 있다. 사람과 배, 고기와 구름, 섬과 다리, 다양한 건축물 등이 상호 어우러져 표현되어 나타나는 풍경의 세계는 작가가 꿈꾸는 동화의 세계, 이상의 세계이다. 때문에 작가는 감각으로 보는 풍경이 아닌 표상의 세계, 마음의 풍경세계를 그려 나가는 것이다.

이를 가리켜 필자는 현시로가 관념 사이의 '즐거운 풍경'으로 기술한 바 있다. 이것은 이유상의 풍경이 다채로운 사물들을 캔 버스에 그리되 그것은 작가의 감각에서 나와지는 단충의 인상에 의한 것이 아니고 경험하고 체험하여 알아가는 중층의 인상, 마음에서 나와지는 모습들에 주목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비록 이와 같은 미사여구를 쓰지 않더라도 이유상의 풍경은 일단 여유 있고 신선하다. 바다와 산과 인간과 동물, 그리고 자동차와 건물들이 서로 어우러진 삶의 이야기 속에서 잠시 놓쳤던 일상의 중요함을 일깨운다. 탁 트인 바다가 있는 태종대에서 전시를 한다하니 더없이 그림과 적격인 것 같다. 감상자 모두가 즐거운 심상풍경의 여행이 되기를 기대한다.





THE 3rd SOLO EXHIBITION



팝아트


최병길(철학박사, 원광대학교 교수)

김국(김진국)의 회화세계는 화려해진 도시환경을 보여주고 있는데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거나 수평방향으로 바라보는 등 다양한 구도법에서 접근하고 있다. 우리가 늘 반복적으로 만나는 흔한 소재들의 분주하게 움직이는 도시인, 자동차, 빌딩과 같은 사물들이 한번의 붓 터치로 표현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붓 터치에서 아동적인 분위기도 감지도괴 있는데 그러한 시도가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청초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방향으로 몰고 간다. 그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그의 회화세계는 팝 아트이다.

여기에 작가의 즉흥에 의한 제스처가 터치로써 강렬하게 살아 있으며 일부 작품에서는 색면 회화의 특성도 보여주고 있다. 그런가 하면 그는 동일한 사물의 동일한 공간에 채색을 반복하는 일이 없으며 사물들 사이의 윤곽선도 진한 색의 두꺼운 선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따라서 그의 회화세계는 팝적인 특성에 추상표현주의적인 특성이 가미된 절충형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그는 주로 빨갱색이나 청색 등을 즐겨 사용했는데 상점의 간판을 전혀 손상이 없는 색면으로 처리한 점 등 매우 강렬한 시각적인 이미지로 다가온다. 그는 사물의 시각성을 매우 강조하고 있는데 그것은 현대인의 취향과도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그의 작품에서는 도시의 거리를 분주하게 움직이는 현대인들 그들의 유머러스한 모습 아동화 같은 꾸밈이 없는 분위기 등이 매우 특징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THE 1st SOLO EXHIBITION



자연과의 대화로 나타나는 이유상의 풍경세계


이유상/미술평론가

한 폭의 풍경화를 그릴 때 시각적 즐거움을 위한 풍경화과 있고 정신적 만족을 위한 풍경화가 있다. 전자의 것은 르네상스 이래 근대까지 주류를 이어온 관찰위주의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풍경화라 한다면 후자의 것은 현대회화의 주류를 이어온 개성위주의 풍경화로 주관적이며 표현의 다양성이 용인되는 풍경화라 할 수 있다. 특히 20세기의 풍경화는 과학적이며 분석적인 고전주의적인 화법들을 어떻게 하면 훌훌 벗어버려 합리적 이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풍경화를 하는가 하는 것이 최대의 관건이었으며 여기에 절대적인 공헌을 한 조형의 요소는 형과 색이었다. 이로써 형은 더 이상 공간상에 놓여진 시각적 대상이 아니었으며 색은 공간에 놓여진 자연물의 표피를 둘러싼 물리적 인식의 대상이 아니게 되었다. 이점에 있어서 작가는 더 이상의 숙련된 기술자가 아니며 자연의 부분을 그럴싸하게 보이게 하는 마술의 능력도 필요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아있는 문제는 '자연적 본질'에 대한 표현의 문제였으며 이것은 작금의 풍경이 묘사로부터는 자유로워졌으나 예술본질의 정신적 문제에서는 더욱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이른바 고뇌하는 예술가를 만들게 되었다. 김국(김진국)의 풍경화는 바로 이렇나 맥락에서 후자의 경우로 이해되어진다. 그의 작업에 있어서 조형의 방식은 개성적이고 독특한 화법으로 형식의 자율성에 기초하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는 자율성을 기반으로 하는 풍경회화의 정신적 가치, 즉 '자연성'을 표현하려는 함축적이며 상징적인 수사법이 웅축되어 있다. 독특한 화법은 자유분망한 붓 놀림과 직접으로 연출된 나이프 자국, 그리고 문지른 듯 엉켜있는 색의 조화 등인데 사실은 이 같은 필법이 대상과 동일함에 그 목적을 두기보다는 자신이 바라보는 것에 대한 조형적 인식을 선호하는 것으로서 담백하고 시적인 통영의 분위기와 부산하고 순박한 부산항의 이미지에 몰입하기 때문일 것이다. 때문에 김국(김진국)의 풍경은 그리는 것이 아니고 쓰는 것이며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으로 그 행위의 반복 속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자신의 잠재적 향수를 읽어내는 문학적인 작품들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