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s Statement








“판화로 만든 아티스트북”

민경아 작가노트. 2020.

바디우의 철학사상에 나타난 집합론은 ‘보이지는 않지만 존재하는 그 무엇’, 즉‘공백(vide)’의 존재에 대한 증명이다. 바디우는 이러한‘공백’을 집합론에서 다루어지는 멱집합(power set)과 공집합(empty set)으로 설명하고 있다. 공백은 사건(evenement)과 돌출(excroissance)을 일으키며 비 일관적인 진리(verite)를 발생시킨다.

이미지들이 재구성되면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부분집합들로 새로운 의미가 발생하고 가변적인 공간이 생성되는 점은 아티스트 북의 묘미이기도 하다.





“Pinocchio Rhapsody"

민경아 작가노트.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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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가..
늘 혼란 스러운 세상에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늘 나의 작업 키워드는 현실과 가상, 사실과 허구, 진짜와 가짜, 진실과 거짓, 솔직와 위선..이다.
부정적인 관점이라기 보다는 여러 가지 가능성이 담긴 관점으로 해석해보고 싶은 의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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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와 과거, 동양과 서양이 혼재된 분위기와 계획적이면서도 우연히 만난 인물들이 친근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지도록 하였다. 마치 연극에서 각본에 적합한 배우를 찾듯이, 작품마다 배경과 배역에 적합한 이미지를 차용한 것이고, 한 편의 연극에서 배우들의 연기, 무대 장치, 의상, 조명 등의 여러 부분을 종합적으로 연출하듯이, 차용된 이미지를 통섭한 것이다. 주로 동서양의 건물이나 도시를 배경으로 동서양의 명화와 피노키오 이미지를 차용하고, 오늘날의 화두인 통섭을 통해 각기 다른 원작에서 사용된 서로 관련이 없던 동 서양의 이미지들이 한 작품에서 만나도록 재구성하였다. 이것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동 과 서가 한 작품 속에서 갈등하고 화해하면서 새로운 해석의 장으로 나가가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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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과 허구가 뒤섞인 강남역을 배경으로 동서고금의 이미지들을 재구성하였다.
늘 애정하는 진주귀걸이 소녀, 작년 나의 영혼을 빼았아간 프레디 머큐리, 이름만 보아도 가슴설레며 자랑스러운 BTS, 나에게 왕관을 가져다준 민화호랑이 등등..
어떠한 이미지는 간판 속 이미지가 되어 허구 속 허구가 되기도 하고, 현실로 살아나와 버스위에 올라타거나 춤을 추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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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와 피노키오, 동물과 피노키오 등 피노키오를 주제로 다양한 철학을 작품에 담아 왔다. 특히 이번 신작에는 피노키오를 접목한 현대판 하회탈 시리즈가 등장한다.
양반 각시탈에 오늘날의 특징을 표현해줄 수 있는 이미지들(핸드폰, 썬그라스, 테이크아웃 커피, 명품백, 양복, 투블럭헤어...)과 버선 모양의 피노키오 코를 접목시키면서, 진실과 거짓, 솔직과 위선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탈과 피노키오는‘거짓’이라는 하나의 범주에 포함되면서도 탈은 자신을 숨기고 자신을 드러내는 반면, 피노키오는 자신을 숨기려 하지만 자신이 들통난다는 것을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탈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는 반면, 피노키오는 감추고 싶은 것까지 다 들통나게 하는 솔직한 코를 지니고 있다.

모두 피노키오처럼 솔직한 코를 지니고 살아야 한다면, 자칫 솔직한 코 때문에 서로들 찔려 상처받을 수도 있으니 예쁘고 둥글게 길어지는 것이 더 좋겠다.
나를 향해서는 뽀족하나, 남을 향해서는 둥근 버선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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