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eux Privés _ 전재은 개인전
  
 작성자 : artcelsi
작성일 : 2020-11-14       
 관련링크 :  https://www.2gil29gallery.com/












전시명 : Lieux Privés
전시작가 : Jeon, Jaeeun 전재은
전시일 : 2020. 11. 7 - 11. 28
전시장 : 2GIL29 GALLERY ( 2GIL29 GALLERY 이길이구 2GIL29 Bldg. 35 Gangnam-daero 158-gil, Gangnam-Gu, Seoul  +82 2 6203 2015)


Currently 2GIL29 GALLERY is presenting Jaeeun Jeon's solo exhibition 'Lieux Prives'. The exhibition started on the 7th of November and will continue to the 28th of this month. Thank you to everyone who visited 2GIL29 GALLERY even if it is not the best time to visit. For people who can not visit our physical gallery space due to COVID19 and any other reasons, we are uploading videos on our youtube chanel. In the exhibition videos you will be able to see the overview of the current exhibition and the unique texture and color use of Jaeeun Jeon. Moreover, in the interview video you will be able to hear more about the works and the artist's stories from her childhood.
 
2GIL29 GALLERY is running a youtube chanel, instagram account, and an online blog in order to communicate more flexibly. When visiting the gallery, please ask the staff members on the first floor for purchase and any other inquiries. When it is unable to visit please contact through the gallery telephone and E mail.

Thank you for the support.


이길이구 갤러리에서 현재 전재은 작가의 개인전 '사적인 장소들'이 진행 중입니다. 이번 전시는 11월 7일을 시작으로 이번 달 28일까지 전시를 진행 예정입니다. 좋지 못한 시기에도 이길이구 갤러리와 전재은 작가님을 방문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그리고 바쁜 일상으로 인하여 전시장을 방문하지 못하시는 분들께서는 이길이구 유튜브 채널에서 전재은 작가의 사적인 장소들 전시 영상을 통해 전시의 전체적인 전경과 전재은 작가님 작품 특유의 질감과 색감을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인터뷰 영상에서 작품에 관한 이야기와 전재은 작가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이길이구 갤러리는 보다 더 나은 소통을 위해 유튜브 채널, 인스타그램, 그리고 네이버 블로그까지 많은 정보와 소식들을 공유하고자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전시장을 직접 방문해 주신 분들께서는 작품 구매의향이 있으시거나 그 외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일층 프런트에서, 방문을 하지 못하시는 분들께서는 이길이구 갤러리의 전화 혹은 이메일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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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은 - 사적인 장소들


 박영택 (경기대교수, 미술평론)


전재은의 근작은 평면회화와 실을 이용한 입체작품으로 이루어졌다. 회화는 화면 안에 직선으로 이룬 기하적인 면, 그리고 실타래와도 같은 물감의 덩어리들이 구름처럼 떠 있거나 작은 돌멩이처럼 응축되어 있다. 여러 층위를 지닌 색면들이 겹겹이 쌓여있고 다채로운 표정을 짓는 물감, 색채, 붓질이 콜라주 된 화면이다. 그 개별 요소들의 배열과 관계가 모종의 풍경을 이룬다. 표상화를 욕망하지 않으려는 이 그림의 요소들은 제각기 이런저런 부호처럼 떠돈다. 사각형의 화면/틀 안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또 다른 면들의 겹침은 작은 공간을 가설하기도 하고 독립된 물체/천으로 달라붙기도 하고 날카로운 경계를 지우고 둥글둥글하니 그저 타원형으로 미끄러지는 붓질의 궤적을 장난스럽게 안겨준다. 인지할 수 있는 사각형의 구조물 바깥 혹은 내부로는 규정하기 어려운, 판독할 수 없는 물감의 흔적이 몰려다닌다. 나는 이 자잘한 붓질, 탄력적이고 조심스러운 붓질의 맛들을 즐긴다. 소박하게 문질러지는 붓질들은 무의미하게, 무형상으로 바닥을 채운다. 쌓이는 눈처럼 고인다. 그것은 흡사 필립 거스톤의 붓질과도 같은 오밀조밀한 감각을 촉각화 시킨다. 이 붓질이 좀더 증폭된 것은 화면에 달라붙어 자존하는 천과 실이다. 

 

드로잉과 붓질이 바느질과 천의 깁기, 뜨개가 고루 섞인다. 작은 조각들은 면을 바탕으로 그 위에 차곡차곡 모여 풍경을 만든다. 전적으로 물질들의 다양한 표정이 모든 것을 대신한다. 작은 천들은 구멍을 막고, 빈틈을 채우듯 화면 여기저기에 자리하고 있다. 생생하게 드러나는 바느질 뜸 자국은 상처와도 같이 부착되어있거나 궁핍하고 초라한 생의 결락들을 정성껏 기워나가는 듯도 하다. 그것은 화면 위에 생성적인 또 다른 면, 사각의 틀이자 침묵으로 절여진 캔버스 피부의 격자 형식을 반복하면서도 동시에 부드러운 천의 속성으로 그것들의 날카로움을 은근히 문질러준다. 타원형의 물감, 붓질도 그런 맥락이다. 오브제(천)와 실, 그리고 물감과 문자들이 화면 위에서 또 다른 자기 존재방식을 방증하는 것도 같다. 표면에서 기생해나가는 물감과 천, 실은 절박하게 매달려있는 형국을 얼굴처럼 드러내거나 자기 삶의 행색을 누수 한다. 특히 천을 박음질하면서 남겨진 실들은 길게 늘어져 바닥을 향해 조심스레 흔들린다. 그것들은 격자형에서 빠져나온 것들이자 화면이란 피부와 그 바깥을 동시에 살아내고 있다. 중력이 법칙으로 인해 아래를 향해, 수평으로 돌아가려는 의지를 손가락질처럼 보여준다.  

 

전재은의 작품은 물감의 유동성, 붓질의 탄력, 촉각적인 실과 천으로 이루어진 아상블라주 에 가깝다. 평면구조물과 3차원적 오브제가 공존하고 그리기와 만들기, 칠하기와 바느질하기가 구분 없이 겹쳐있다. 여성의 수공예적인 경험이 무척 감각적으로 올라온 화면은 피부에서 이루어지는 물감, 천과 바느질로 이룬 콜라주이자 벽에 걸리는 조각적인 작업이기도 하다. 특히 부드럽고 유연하며 각종 색채와 질감, 피부의 변화상을 간직한 천/섬유만을 이용한 오브제작업은 조각인 동시에 여러 다양한 재료들의 브리콜라주에 해당한다. 또한 이 작업은 단서나 실마리와도 같은 하나의 천에서 출발해 우연적이고 우발적으로 여러 천, 실들과의 조우와 겹침, 잇대어짐을 반복하면서 연쇄적으로 무엇인가 만들어나간다. 생성적이며 증식 중이다. 그것들은 이미지를 형성하기 보다는, 무엇인가를 특별히 지시, 재현하기 보다는 그저 말 없는 물질들의 접촉을, 예기지 못한 결합을 그 물질들을 보듬는 배려를 드러낸다. 

 

전재은은 자신의 작업이 ‘형상 없는 말과 마음’들을 가시화시키려는 시도라고 말한 바 있다. 눈으로 볼 수 없고 시각화의 대상이 아닌 것들을 보이는 것으로 만들려는 지난한 시도가 자신이 작업이란 얘기다. 작가는 오래 전부터 사라지는 것들, 소멸되고 죽어버리는 것들을 조심스레 불러 모았다. 인간의 말과 마음과도 같은 것들, 그러니까 흐르고 떠다니는 것들, 그렇게 실체 없이 마냥 가볍고 마냥 무거운 것들, 가라앉는 것들이자 휘발되어 버린 것들에 안타깝게 몸을 지어주고 집을 만들고 그것들끼리의 관계를 연결해 주려는 몸짓들은 여전히 근작에도 자리한다. 따라서 작은 단위의 물감이나 붓질, 천 조각, 단어들은 제각기의 존재나 사적인 장소를, 소멸되는 음성과  떠다니는 마음들을 은유한다. 

 

근작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전적으로 천으로 이루어진 낯선 구조물이다. 익숙한 작업들의 그림자를 지우고 물질들의 탁월한 연출로 빛나는 그것을 무엇이라고 규정하거나 지시할 수 없다. 그저 조각난 천 조각이나 헝겊들을 무작위로 모아두었거나 묶어서 벽에 부착한 것이기도 하고 작업과 천 사이에서 머뭇거리기도 한다. 벽을 불가피하게 필요로 하는 이 오브제는 의상의 어느 한 부분에서 추출한 듯도 하고 가방이나 목도리 등을 암시한다. 그러나 분명 실용적 차원의 물건으로서의 기능에서는 벗어나 있다. 물론 몸에 걸치거나 드리울 수 있다. 하지만 특정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분명 기존의 도구성과는 무관한 천의 콜라주다. 즉흥적으로 덧대거나 이어진 듯한 천 조각, 자신들의 인연에 따라 그렇게 붙어나가는 섬유들은 저마다 피는 꽃이나 식물 마냥 제각기 아름답고 기묘한 색감과 질감을 매력적으로 보여준다. 바닥을 향해 늘어진 천, 실들은 가변적이고 무정형의 형태를 지니면서 걸리는 순간의 상황에 자기 몸을 맡긴다. 자연법칙에 순응하는 섬유들의 자발성이다. 작가의 손길에 의해, 전시공간의 조건에 따라 이 물질들은 제각기 다양한 풍경을, 예측할 수 없고 고정시킬 수 없는 형상을, 기존 레디메이드들의 본래 지닌 색과 물성을 무의식적이고 거의 초현실적으로 조우시킨다. 그로인해 예기치 않는 우연의 미학이 만들어진다. 그로인해 그때그때 거는 방법에 따라, 벽과 붙는 순간, 또는 사람의 몸에 닿는 순간, 어떻게 걸리느냐의 상황에 따른 불확정성을 자기 운명처럼 거느린다. 본래 제 몸을 지니기보다 외부의 힘에 의해, 보이지 않는 힘에 순응해 자유로이 굴곡을 만들며 꿈틀거리는 이 존재는 생명체와도 같다. 따라서 이 작업은 천, 실이란 물질을 범신론적으로 보는 시선이나 물질에 깃든 영혼을 건져 올리는, 다분히 주술적인 행위와 은연중 연관되어 있다는 생각도 든다.  











작가 소개

전재은 작가 (b.1972) 는 서울 출생으로 숙명여자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1998년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꾸준히 회화작업과 섬유오브제 작업을 병행하면서 우리에게는 천과 바늘, 실로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 친숙하다. 이번 이길이구 갤러리에서의 개인전이 일곱번째이며 다수의 2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움직이는 예술작품이라고 명명하는 그녀의 세밀하고 세련된 감각으로 채워진 ㄷ자 모양의 건축학적 오너먼트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명실공히 그녀만의 상징적 작품으로 유명하다. 자유롭게 변주되는 패턴과 질감, 컬러 등은 회화작업의 연장선으로 많은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2017년,  2018년 공예 트렌드페어와 상하이 아트페어, 독일 뮌헨 국제 수공예 박람회 등에 참여한 바 있으며 각종 섬유크래프트 책 출판과 매거진과의 프로젝트 협업, 기업과의 전시 협업작업을 왕성하게 진행하면서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성을 겸비한 조형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예술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