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관 _ 줍/픽 (JOUP/PICK)
  
 작성자 : artcelsi
작성일 : 2019-08-29       
 관련링크 :  http://cmoa.cheongju.go.kr/www/speclExbiView.do?key=61&exbiNo=547&pageUnit=10&searchCnd=all&searchKr…










전시명 : 이종관 _ 줍/픽 (JOUP/PICK)
전시작가 : 이종관
전시일 : 2019. 8. 9 - 10. 27
전시장 : 청주시립미술관




청주시립미술관 로컬프로젝트 ‘포룸FOUR ROOMS‘전 세 번째 초대작가로 이종관 작가의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이종관 작가의 여러 갈래의 작업 중 자신이 수년간 여행을 하며 주워온 쓰레기 수집을 위트 있게 보여준다. 이종관은 시종일관 무겁고 진중한 예술론을 배반하듯 주변의 버려진 사물을 사용하여 키치적인 작업들을 이어오고 있다. 2002년 두 번째 개인전 ’석고붕어-명상’전은 석고로 찍어 만든 붕어빵 조각으로, 자신의 이야기와 예술적 방향, 태도를 쉽게 소통하고자 했던 작업의 전초적 시도였다. 이후 2006년 ‘미흐라브-벽감’전, 2007년 ‘비움과 채움’전, 2017년 ‘거리의 물건들’전, 2018년 ‘사물이 사람을 바라보다’전으로 이어오는 모든 작업의 맥락이 그러하고, 자연스레 목적과 정처 없는 예술론을 실천하게 된다. 언뜻 보면 누구나 알기 쉬운 일상의 사물과 상투적인 이미지를 전면에 배치하여, 오히려 진부했지만 자칭 세련되고 아이코닉한 ‘이종관 세계’에 어느 누구든 가볍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한 작품이며 그 상투성에 또 ‘왜?’를 묻는 아이러니의 한 장치다.

 

이종관은 중미 과테말라의 아티틀란 호수에서 수개월 머문 적이 있다. 화산 분화로 생긴 커다란 담수호인데 간간히 호수 주변으로 밀려든 쓰레기로 작품을 만들고자 했던 것이 표현의 단초다. 장기 여행자로 그림 그릴 재료와 도구, 작업장이 변변치 않은 상황에서 주변에서 수집한 쓰레기가 물감이 된 셈이다. 이렇게 주운 쓰레기 오브제들은 하나의 여행의 기록물들이며 나름대로 각각의 사연과 영혼을 간직한 일종의 기념품이다. 이렇게 수년간 모아 온 오브제들은 자신이 집을 떠나 여행을 하며 주워온 것으로 이국의 냄새가 풀풀 나는 민예품 이거나 혹은 주변을 오가며 누군가 의문스럽게 내던져놓은 형형색색의 오브제들이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그 쓰레기들은 자신의 눈에 번쩍 띈 간택된 영혼의 오브제로 둔갑시켜 쓰레기의 삶을 버리고 새 생명의 이미지를 부여한 것이다. 이렇게 이종관표 오브제들은 자신이 부여한 특이한 장소성의 이력을 지녔거나 왜 버려졌는지에 대한 사족을 붙인 쓰레기들이 대부분 차지한다지만 관람자의 입장에서 보기엔 그냥 쓰레기로 보이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왜 이 사물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변론하는 텍스트 한 장 없다면 그냥 한낱 쓰레기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예술론을 아주 낮게 ‘격’ 없이 소통하려고 놓은 것이 아이러니컬하게 더 물을게 많은 ‘격’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아주 쉽고 대중적인 이미지와 재미를 더하기 위하여 전시명을 ‘줍-픽’으로 지었다. ‘줍다’ 라는 동사의 ‘줍’과 영어의 Pick을 나란히 배치했다. 이는 본래의 형식과 의미를 무색게 하는 말 줄임 표현과 최근 메신저 이모티콘 같은 팬시적인 느낌을 줬다. 거창하고 위대함의 거추장스러움을 제거하고 이종관표의 재치 있는 전시로 명명하기 위해서다.

그의 작가노트에서도 밝히듯 언제나 작품의 영감은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거리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며 만난다. 그 장소에서 만난 묘한 파편들에게 말을 거는 것으로 재미와 감흥을 받고 자신의 이야기로 연결한다. 또 낯선 여행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미지의 시간을 경험하고, 그 장소에서 작은 쓰레기들을 줍는 것으로 세상 사는 의미들을 기록한다. 어떤 남루하고 쓸모없을 작은 것에 말을 걸고, 그 하찮은 것에서 삶의 위로를 얻는 이 ‘이종관표 쓰레기 컬렉션’은 오늘 방문한 우리를 살포시 미소 짓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