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원 초대전 _ 한벽원 기획 초대전
  
 작성자 : artcelsi
작성일 : 2018-11-15       









전시명 : 김대원 초대전 _ 한벽원 기획 초대전
전시작가 : 김대원
전시일자 : 2018. 11. 14 - 11. 22
전시장 : 한벽원 (서울시 종로구 팔판동 35-1 02.732.3777






멈추지 않는 芝菴의 세계

장준구
이천시립월전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역사적으로 20세기는 그야말로 혼돈의 시기였다. 이는 동서양 모두에 해당되는 것이긴 하지만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커다란 흐름 속에 불가피하게 서양의 영향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동아시아의 경우 더욱 그 정도가 심했다. 미술에 있어서도 서구의 사실주의, 표현주의 등 다양한 조류가 급속히 유입되었으며 커다란 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이에 작가들은 전통을 지킬 것인가, 버릴 것인가, 서구의 방식을 따를 것인가, 거부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했다. 이는 결코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다. 실제로 전통을 고수하는 화가는 시대와 유리될 수밖에 없었고, 서구의 미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화가는 정체성 문제로 혼란을 겪어야했다.

  지암芝菴 김대원金大原은 이러한 혼돈이 더욱 극심해진 20세기 후반을 그림에 대한 치열한 모색과 인내를 통해 헤쳐 왔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이미 보수적 혹은 개방적이라고 딱 잘라 정의하기 어려운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 대학에서의 전공은 서양화西洋畵였지만 그 이상의 노력을 들여 수묵채색화 수련 과정을 거친 바 있으며, 서예의 경우 이미 어린 시절부터 연마해온 터였다. 동서양 회화의 조형을 아우를 수 있는 기반을 일찌감치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지암의 자질과 기량은 그가 예술의 분기점에 섰을 때 서슴없이 표현방식과 회화재료를 전환하는 바탕이 되었다. 사실 유화油畵에는 유화에 적합하고도 특화된 표현방식이, 수묵채색화水墨彩色畵에는 수묵채색화만의 그것이 존재하는데, 이는 작가들에게 일종의 굴레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양자의 표현방식과 기법, 미감美感을 모두 섭렵했었던 지암에게는 이 두 가지 요소가 대치되었던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작품에서 어색함 없이 하나로 수렴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는 지암이 단지 개방적 예술성향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전통의 가치와 함께 시대와의 소통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즉 이미 우리네 삶에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서구적 요소가 깊숙이 자리 잡은 상황에 무조건적인 전통의 추종이 사실상 세상과의 단절과 다르지 않음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그의 성향은 화력畵歷 전체를 통해 발견된다. 90년대 중반까지 실경산수화에 집중하던 시절에도 지암의 작품은 사실성 너머의 것을 추구했었다. 활달한 필선, 강렬한 채색, 역동적 구도 등은 실제 경치 자체가 아닌 작가가 그로부터 받았던 인상과 감흥의 표현이었다. 실제로 당시 그의 산수화는 시각적 사실성과는 거리가 멀지만 역설적이게도 현장의 생동감은 보다 강하게 묻어난다. 이는 그가 전통을 토대로 하면서도 규격화된 산수화 기법을 따르지 않고 사생寫生을 통해 일종의 생동감을 주입하려는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이는 바로 그가 세계와의 소통을 모색한 결과였다.

  90년대 후반부터 조선시대 민화民畵의 제재와 표현방식을 차용하여 해학적이고 분방한 화면을 만들었던 것도 이러한 지암의 예술적 지향 때문이었다. 민화는 길상적 궁중회화가 민간으로 저변화, 확산된 결과 등장한 장르로 형상의 반복과 과장, 변형과 왜곡, 비례의 무시, 파격적인 구성 등을 특징으로 한다. 이는 시각적 요소를 통해 벽사성辟邪性, 길상성吉祥性을 더하고 장식성도 강화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며, 민화를 그렸던 화가들의 미숙한 기량과 비전문성에서 기인하는 바도 크다. 그렇지만 제작 당시의 맥락에서 벗어나 현대적 관점에서 민화는 한국 회화의 전통 가운데에 가장 강한 파탈擺脫의 조형성을 지닌 장르로서 미술의 보편적 관점에서 본다면 표현주의의 극치라 볼 수 있다. 지암은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세계적 보편성, 예술적 자율성, 한국적 전통성을 획득하기 위한 목적으로 민화를 활용했던 것이다. 

  이후 200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그의 작업은 형상이 거의 해체된 비구상으로 전개되어갔고 캔버스를 바탕으로, 아크릴과 과슈를 재료로 삼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를 통해 보면 지암의 창작이 완전히 서구적인 방법으로 기울었던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여전히 그의 기반은 수묵채색화였으며 그 지향도 한국성의 추구였다. 화면에서 중요한 조형요소로 활용되는 불균일한 선, 비백飛白이 가미된 붓질, 대상의 형태에 기반한 변형 등은 그러한 지암의 태도를 반영하는 것이다. 또한 아크릴, 과슈조차도 마티에르가 강조되는 특유의 성질보다 오히려 석채石彩나 분채粉彩로 채색한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는 그가 표현성을 확장하기 위한 의도로 서양화의 재료를 사용했을 뿐 조형의식 자체를 바꾸었던 것이 아님을 알려준다. 사실 이는 일정부분 고대의 벽화와 불교회화, 민화 등 예스런 미감을 갖춘 진채眞彩 계열 회화를 계승하는 성격도 지니고 있다. 

  지암은 2017년을 기점으로 다시금 종이와 수묵채색으로 회귀했다. 이와 함께 과거 작품들의 다양한 특징들이 그림 속에 총체적으로 수렴되었다. 이를 통해 한국적 미감을 기반으로 전통과 현대, 구상과 추상, 수묵과 채색이 공존하는 화면이 만들어졌다. 아크릴과 과슈를 활용할 당시 불가피하게 약화弱化되었던 생동감도 다시금 되살아났다. 예술성 그리고 세계와의 소통이라는 이원적二元的일 수 있는 두 가지 과제를 자신의 작품을 통해 성취하고자 했던 지암의 목표가 어느정도 이루어진 셈이다. 

  이번 전시의 출품작들은 지난 1년간 지암이 불철주야 정진한 결과 탄생했다. 전반적으로 2017년 작품들의 경향을 계승하고 있긴 하지만 한층 자유로운 구성, 역동적 구도, 활달한 필치가 눈에 띈다. 또한 지암의 작품세계 전반을 놓고 보면 이성적인 화면에서 보다 감성적인 화면으로 점차 강한 전이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는데, 올해의 작품들은 유난히 감성적인 측면이 강하다. 과거의 작품들이 잘 계획된 구성과 이에 걸맞은 묘사, 채색 등의 비중이 컸다면 이번 출품작들은 작가 본인의 의도와 함께 수묵과 채색 자체의 물성物性에서 오는 우연적 효과의 비중이 커진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이 지암의 오랜 경험과 필력에 기인하는 것임은 물론이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작품의 주제성이다. 작품들이 단순한 대상의 요약이나 변형 혹은 자유분방한 스트로크(stroke)의 흔적만이 아닌 분명한 주제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아픈 과거의 역사, 현재의 흉악한 세태를 다룬 것이 그러한 예가 될 것이다. 이러한 풍자성, 당대성當代性은 지암의 과거 작품에서도 이따금 시도되었던 것이지만 이번 출품작에서처럼 강렬하게 드러난 경우는 없었다. 그의 작품세계가 한층 지적知的인 회화로 변모해가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탄이라 생각된다. 보편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지암의 작품을 추상으로 인식하기 쉽겠지만, 이러한 작품의 성격을 통해서 볼 때 오히려 사의화寫意畵라 보는 것이 적절할 듯 싶다. 그간 지암에게 있어서 표현의 목표 자체가 대상의 요약보다는 본질적으로 심상心想의 표현에 있었던 데다가, 그가 오랫동안 작업을 해온 이래 단 한 번도 동양적인 정서를 내려놓은 적인 없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암의 작품을 문인화文人畵의 현대적 변주變奏라 정의하고 싶다. 

  이제 지암은 어느덧 60년의 화력을 갖춘 작가가 되었다. 그렇지만 그는 여전히 활동적이고 분주하며 미래지향적이다. 기존의 작품경향을 완만하게 유지하는 동년배의 화가들과 달리 그는 지금도 변화를 꿈꾼다. 또한 꿈에 그치지 않고 용감하게, 심지어 저돌적일 정도로 매진한다. 이것은 바로 지금껏 지암이 걸어온 길이자 앞으로도 걸어갈 길이다. 이런 그이기에 이후의 작품세계에 대해서도 젊은 작가에게나 느낄 법한 호기심과 기대감이 크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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갠지스강의 모래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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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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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求道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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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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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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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길大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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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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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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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년 여름 戊戌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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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헤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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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심佛心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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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흔傷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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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원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 대학원 졸업

현   조선대학교미술대학 명예교수
      우리민족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전시경력

개인전 24회 ( 광주, 서울, 일본, 미국 등)
2017 23회 초대전(광주시립미술관 G&J광주전남갤러리, 서울)
2014 22회 초대전(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 광주)
2013 21회 초대전(갤러리수하, 광주)
2012 20회 초대전(벽촌아트갤러리, 부산)
2011 19회 초대전(더케이갤러리, 서울)
2010 18회 개인전(렉서스갤러리, 대구)
2008 17회 마니프 2008(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2006 16회 개인전(신세계 갤러리, 서울)
2006 15회 올해의 작가상 초대전_미술세계(갤러리 상, 서울)
2005 14회 개인전(공평아트 갤러리, 서울)
2004 13회 개인전(주미 한국문화원갤러리, Washington,D.C)
2003 12회 초대전(Queens Museum of Art Queens, New York)
2002 11회 개인전(Tenri Gallery, New York)
1999 10회 개인전(조형갤러리, 서울)/ (무등예술관, 광주)
1997 9회 개인전(신세계갤러리,광주)
1994 8회 개인전(남봉미술관, 광주)
1993 7회 개인전(인제미술관, 광주)
1990 6회 개인전(금호미술관, 서울)
1987 5회 개인전(인제미술관, 광주)
1983 4회 초대전(한국문화원, 동경 일본)
1982 3회 개인전(오사카시립대학 갤러리, 오사카 일본)
1982 3회 개인전(오사카시립대학 갤러리, 오사카 일본)
1979 2회 개인전(아카데미 화랑, 광주)
1977 1회 개인전(현대화랑, 광주)

그룹전
2018 전남국제수묵 비엔날레(문예회관, 목포)
2017 전남국제수묵 프레비엔날레(문예회관, 목포)
2016 백두산을 그리다(월전시립미술관, 이천 )
2014 “마음을걷다 ” 전(광주시립미술관, 광주)
2012 “예술,그리고여정” 전(광주시립미술관, 광주)
2011 한국화 옛뜰에 서다(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2010 한국미술 아름다운 산하전(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서울)
2008 부산국제수묵화전(을숙문화회관, 부산)
2008 국제아트페어 2008(COEX, 서울)
2006 베를린예술대학 초대전(BERLIN, U,D,K) 
2005 Triennale of India. NGMA(New Delhi, India)
2005 현대한국화 확산과 집적전(문화예술회관, 부산)
2004 전통의 힘 - 한지와 모필의 조형전(전북예술회관, 전주)
2004 걸어온 길10년, 가야할100년 전(광주시립미술관, 광주)
2003 새 한국화의 전개전(문예회관, 대구)
2002 한국미술의 눈전(공평아트센터, 서울)
2002 아시아국제미술전(문예회관, 부산)
2001 International Contemporary Art Festival(N.Y)
2001 Tokyo현대미술제(국제컨벤션센터, Tokyo)
2001 한국미술복원전(국립현대미술관, 과천)
1999 화랑미술제(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1998 현대한국화정립전(서울시립미술관, 서울)
1998 한국화 기수전(공평아트센터, 서울)
1997 백두산 그 위용전(신세계갤러리, 광주) 
1996 도시와 미술전(서울시립미술관, 서울)
1995 한국의 전통산수화전(국립현대미술관, 과천)
1994 Paris SALON D' AUTOMNE(그랑팔레미술관, Paris)
1993 한국의 자연대전(서울시립미술관, 서울)
1992 한국현대미술전(흑룡강성미술관, Harbin)
1991 현대미술초대전(국립현대미술관, 과천)
1991~2018  한국화 동질성전(광주, 대전, 대구, 부산, 제주 등)
1990~1977 다수 참여

수상
2014  황조근조훈장 
2009  의제 허백련상 본상 (광주광역시)
2005  올해의 작가상  ( 미술세계 )
2002  전라남도 문화상 ( 전라남도 )
1982  전라남도미술대전 촤고상 (문화공보부장관상)
1981  현산미술상 (재). 현산 

2007-2009  조선대학교 부총장
2001-2003  조선대학교미술대학 학장
1993-1994  중국하얼빈 사범대학 초빙교수

주요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국립국악원. 한국은행전남본부. 고려대. 광주대. 원광대.  
조선대.  미국 코넬대 미술관. 미국 L.A 아시아 미술관. KT 전남본부 등